李夏馥의 세간들: 공예사 현장의 콘텍스트 읽기

공예사 연구 환경으로서 현장의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인문학에 정합하는 공예사학의 필요조건들 가운데 수요주체의 생활과의 인과론적 해석이 긴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예의 본령이 조형 이전에 쓰임이라는 합목적성의 성취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논문은 생활기물을 둘러싼 사람과 공간, 시대의 역학관계를 통해 공예의 좌표를 다각도로 이해해 보려는 시도이다. 수요주체인 사람과 기물이 놓이는 생활공간이 이들을 매개하는 공예품을 축으로 하여 어떻게 선택되고 구성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 확인해 보려는 것이다. 그 전제는 우선 공예를 과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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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eröffentlicht in:Misulsa yŏn'gu 2015, 0(29), , pp.209-232
1. Verfasser: 최공호
Format: Artikel
Sprache:k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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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usammenfassung:공예사 연구 환경으로서 현장의 가치는 매우 중요하다. 인문학에 정합하는 공예사학의 필요조건들 가운데 수요주체의 생활과의 인과론적 해석이 긴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예의 본령이 조형 이전에 쓰임이라는 합목적성의 성취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이 논문은 생활기물을 둘러싼 사람과 공간, 시대의 역학관계를 통해 공예의 좌표를 다각도로 이해해 보려는 시도이다. 수요주체인 사람과 기물이 놓이는 생활공간이 이들을 매개하는 공예품을 축으로 하여 어떻게 선택되고 구성되는지를 구체적인 사례를 찾아 확인해 보려는 것이다. 그 전제는 우선 공예를 과거의 유물로 보는 관성을 넘어 그 시선이 궁극적으로 사람을 향해야 하며, 기물을 통해 생활환경과 삶의 전체상을 복원하려는 의지가 필요하다고 본다. 따라서 공예품은 내력을 상실한 박물관의 소장품보다 놓이고 쓰였던 본래의 현장에 그대로 보존되는 것이 참으로 중요하다. 이런 관점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대상이 바로 이하복 가옥과 그 세간들이다. 충남 서천에 있는 이하복 가옥에는 1,000점이 넘는 공예품과 8천 권에 달하는 서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이하복의 세간은 유물이 쓰던 자리에 그대로 남아 있고, 그것을 구입하여 쓴 사용주체가 자신의 생활철학을 구체적으로 언표 하였을 뿐 아니라, 세간의 구입경로나 선택의 정황을 기록으로 남겨 두었다는 점이 매우 이례적이다. 이 두 가지 핵심 요건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례는 국내에 유래가 거의 없다. 이하복은 자신이 소유한 세간을 충실하게 보존하였을 뿐 아니라, 학자로서 관련기록도 남겼다. 1900년대 초부터 기물의 종류와 특징은 물론, 당시 서천 일대의 주민들의 일상과 사회경제적 토대, 시장의 면모, 물산과 유통 등 공예사를 넘어 인류학적이며 민속지적 연구를 진행하였다. 그의 자전적 저술은 평생 동안 꼼꼼히 기록한 일기를 바탕으로 날짜까지 구체적으로 작성되었으며, 내용 또한 와세다대학을 거쳐 보성전문학교 교수를 지낸 경제사학자답게 균형 잡힌 역사인식에 근거하여 논증을 거친 분석적인 글쓰기라는 점에서 기록의 신뢰성이 높다. 이하복의 세간들은 수요층의 공예인식을 구체적으로 살필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제공하다. 사용자의 기록과 기물이 현장에 고스란히 남아 있는 조건은 공예사의 관점과 연구 범위를 크게 확장할 수 있는 대상으로서 각별한 의의가 있다. 바로 현장성의 가치인데, 쓰임의 현장에 그것을 품는 건축물과 함께 존재하는 물건은, 장소를 이탈하여 존재의 내력을 상실한 유물과 비교되지 않는 수많은 정보를 오롯하게 간직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장의 기물은 제작의 목적과 쓰임, 다른 세간과의 상관관계, 사용주체의 삶은 물론 정서적 취향에 이르기까지 기물에 담긴 인문적 좌표를 읽어내는데 참으로 소중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다. To this end, it is critical to broaden one’s boundaries of perception when viewing works of craftsmanship. It is important to understand that compared to other art forms, craftworks are made for utility, and therefore possess a stronger notion of relativity during their production process, as one has to clearly determine what the craftwork’s category and form are going to be before going into production. From this perspective, objects and tools with a strong sense of utility develop a stronger sense of relativity, thus their correlation with their environment grows deeper. Rather than the creator’s creativity, the users and the environment that demands the craftwork are bigger influence factors when it comes to deciding the form of the craftwork. In the traditional society before the public perceived a craftwork as a personal creation, a craftwork was a more functional tool rather than a work of art, and its category and basic form were determined depending on the needs of the user. Therefore it is only obvious that the craftwork’s purpose was directly related to its period’s living conditions and customs. This thesis is an attemp
ISSN:1229-3326